유럽에서는 식사할 때 음식과 함께 이 알코올 음료를 꼭 곁들여 마시죠.
바로 와인입니다. 오늘은 인류가 언제부터 와인을 만들어 마시기 시작했는지 그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포도 넝쿨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6,00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야생포도는 신맛이 강하고 알이 작아서 와인을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어요.
인류가 한 지역에 정착해서 농사를 짓고 포도를 재배한 농경사회에서부터 ‘취할 수 있는 음료’인 와인의 역사가 시작합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조사 결과 와인인 처음 만들어 마신 곳이 '조지아'였다고 합니다. 이 지역에서 ‘크베브리’라는 가장 오래된 와인 전용 항아리가가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그 안에 남아있는 유기물의 연대를 측정해서 와인의 역사가 기원전 6,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점차 남쪽으로 전파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어요. 기원전 5,000년 경에는 이란 지방으로, 기원전 4,100년 경에는 아르메니아 지방으로 전파됩니다. 이란에서는 자그로스산맥의 신석기 시대 유적에서 와인 양조에 사용했던 항아리가 발견되었고, 아르메니아에서는 기원전 4,100년 경에 사용되었던 와인 압착 시설이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중동 일대에 전해진 와인과 와인 양조법은 이집트까지 전파되었고, 고대 지중애 세계의 무역왕인 페니키아인들을 통해 지중해 전역으로 퍼져나갑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3,000년 경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와인은 당시 이집트인의 각종 예식에서 귀한 술로써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의 신이며 죽음의 신인 오시리스는 포도나무의 신이기도 합니다.
나일강 감각주 지대에는 왕실 전용 포도원이 있었고, 여기에서 생산한 와인은 왕실로 공급되었습니다. 투탕카멘왕의 무덤에선 왕실에 필요 물품을 공급하는 상인이 바친 36개의 항아리가 발굴되었는데, 이 중 여섯 개는 왕의 개인 포도원에서 만든 와인을 채운 것이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생산한 와인은 대부분 레드 와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학자들은 화이트 와인도 있었을 거로 보는데, 투탕카멘왕의 무덤에서 발굴된 암포라에 남은 잔류물을 조사해본 결과 화이트 와인의 흔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와인이 어느 정도 일반화된 것은 고대 로마 시대에 이르러서였어요. 이때부터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과 유사한 배럴(가운데가 불룩하게 나온 통)과 병을 사용하여 와인을 저장하였다고 합니다. 가장 오래된 와인 병은 로마의 식민지였던 오늘날 독일의 스페이어 지방에서 발견된 것이에요. 이 병에는 올리브유를 사용한 흔적이 남아있는데, 이는 잘 발효된 포도 주스를 보존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었죠. 오늘날 코르크 마개가 하는 역할을 올리브유가 대신했던 것입니다.
와인 주조법이 로마 제국에서 서유럽 전역으로 퍼진 뒤, 와인은 유럽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사랑받는 음료가 되었어요. 제레즈 항구가 원산지인 셰리, 라인강 유역의 리슬링, 헝가리지역의 변종인 토카이 등은 지역적 향취를 더하며 자리를 잡은 대표적인 포도종이 되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변종의 포도들은 1863년 북미지역의 해충인 피로제라 바스타트릭스가 유럽에 유입되면서 위기에 처하게 됐어요. 수십 년에 걸친 노력으로 정착된 유럽 품종의 포도밭들은 이 해충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겪어야 했어요.
이후에 텍사스의 포도 재배업자인 토마스 먼슨은 유럽 종 포도나무를 미국산과 접목시킴으로서 해충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로 인해 유럽의 많은 포도농장들이 위험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와인 양조장은 단순히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드는 장소 이상의 의미강 있죠. 근래에 들어서는 와인 양조장이 숙박시설을 갖추고 와인과 잘 어울리는 맛있는 음식을 함께 제공하는 관광지로 이용되고 있으며, 결혼식장과 기업들의 컨퍼런스 장소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은 농업기술이 더욱 발전해서 와인 양조장이 한 곳에서 오랫동안, 그리고 더 많은 포도를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계속된 포도재배에도 토양을 약화시키지 않는 방법과 ‘버티컬 슛 포지셔닝(VSP)’ 같이 포도 덩굴의 성장을 관리하는 기술 등이 보편화되었죠. 뿐만 아니라 농업기술이 발달하면서 포도 덩굴이 사방으로 지저분하게 뻗치지 않고 단정하게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며 성장하게 만드는 방법이나 포도 묘목 자체를 건강하게 하여 병충해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 그리고 포도나무가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일정한 수준의 품질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